“세월이 흐를수록 선명해지는 과학고전의 매력”

[우주와 아인슈타인 박사] 역자 인터뷰

“상대성이론 하면 ‘어려운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장담하건대, 읽다 보면 재미도 있고, 비과학도들이 좋아할 만한 인문학적 요소가 무척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송혜영 사진
송혜영 / [우주와 아인슈타인 박사] 옮긴이
[우주와 아인슈타인 박사]를 번역한 송혜영은 IT 전문기자를 거쳐 국내 인터넷 상용화 초기에 [월간 인터넷] 편집장을 역임했다. 1997년 미국에 건너가 [월간 인터넷], [마이크로소프트웨어], [PC Week]의 실리콘밸리 특파원과 [동아일보] 실리콘밸리 통신원으로 활동했다. 샌프란시스코 [Weekly Hyundae News]의 편집장을 거쳐 현재 프리랜서 편집·기획자와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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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전에 나온 책인데, 지금 읽어도 괜찮을까요?

1948년 출간 당시 뉴욕타임즈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 등 유력 매체에서 이 책에 붙인 수식어가 바로 ‘과학교양서의 고전’입니다. ‘고전’이란 말은 시대를 초월해 읽을 가치가 있다는 뜻이겠지요.

책이 귀했던 1948년 출간 시점부터 저자 링컨 바넷이 사망한 1979년까지 100만 부 이상이 팔린(뉴욕타임즈 집계) 베스트셀러였습니다. 전 세계 28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현재까지도 286개 에디션이 꾸준히 발행돼 독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고 하니, 옛날 책이 아니란 얘기죠.

2015년에 중력파의 실체가 확인되면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한번 더 입증되지 않았습니까. 그의 이론이 변함없이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니 그 해설서의 가치도 시대를 초월해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겠지요.

아인슈타인이 직접 쓴 [상대성이론: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도 1916년에 나왔고, 상대성이론의 철학적 고찰로 유명한 버틀런드 러셀의 ‘상대성이론의 참뜻’도 1925년에 나온 책입니다. 여전히 고전으로 꾸준히 사랑받으며 후대에 나온 저서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걸 보면,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게 고전의 매력 아닐까 합니다.

 

상대성이론을 소개하는 책이 정말 다양한데, 이 책 내용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물리학자나 과학도가 아닌 저널리스트가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저술한 책인 만큼 쉽게 쓰여져 있다는 거예요. 이 점은 아인슈타인 자신도 어려워했던 부분인데, 직접 쓴 추천사나 언론 매체들이 극찬한 걸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책에는 상대성이론만이 아니라 우주와 자연계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나왔던 현대 물리학의 이론들이 과학사라는 길 위의 이정표처럼 망라돼 있어요. 게다가 아인슈타인 생애 마지막 25년간 심혈을 기울였던 통일장이론(모든 것의 이론:Theory Of Everything의 아인슈타인 버전)이 소개돼 있다는 것도 다른 책들과의 차이점이라고 할 것 같네요.

번역을 하면서 느낀 점은 아인슈타인이 직접 쓴 상대성이론과 러셀의 [상대성이론의 참뜻] 호킹의 [시간의 역사] 카를로 로밸리의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를 한데 묶어서 아주 쉽게 써 놓은 느낌이랄까요.

 

링컨 바넷도 저널리스트였고, 송 선생님도 저널리스트 출신으로서 번역을 하셨는데, 감수자인 남편 분과 의견이 다른 지점이 있지 않았나요?

저자가 인문학도에 저널리스트라 그런지 비유법을 많이 사용해서 내용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인식의 그림자’ ‘지식의 수평선 너머’ ‘ 절대운동이라는 귀찮은 용 한 마리를 베어버린 아인슈타인의 칼은 중력이었다’ 등… 저는 그런 비유가 재밌고 표현도 부드러워서 좋았는데, 핵공학도인 감수자께서는 비유보다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설명을 선호해 견해 차이가 좀 있었어요. 결국 의미 전달에 문제가 없다면 저자의 비유를 최대한 살리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지만요.

 

번역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저자 링컨 바넷처럼 저 역시 물리학도가 아니다 보니 이론과 법칙에 대한 공부가 많이 필요했습니다. 아무리 과학 교양서라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현대물리학 이론들과 특수/일반 상대성이론, 통일장이론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번역해 놓고도 그 원리가 와 닿지 않았거든요. 덕분에 책과 웹을 찾아가며 전문가들에게 묻고 감수자로부터 강의도 들어가며 70여년 전, 바넷이 그랬던 것처럼 취재하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번역했습니다.

 

번역을 하면서 또는 번역 후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저자 바넷의 문장은 만연체가 많아 너무 긴 문장은 의미 파악을 위해 끊어서 번역하다 보니 전반적인 리듬을 최대한 살리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우주와 아인슈타인 박사]의 원서는 총 15장으로 장의 구분은 있지만 각 장의 제목도 없는 통편집이었어요. 그래서 디자인도 고려하고 내용 전달이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편집부와 함께 각 장의 제목과 중간제목, 발문, 찾아보기를 삽입했습니다. 나중에 생각난 건대요, 독자들을 위해 따로 물리학 용어 해설을 추가했으면 하는 거예요. 혹시 추후에 개정판이 나온다면 꼭 시도해보고 싶습니다.

 

에피소드나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 책을 번역하면서 그간 제가 잘못 알고 있던 내용을 바로잡게 된 게 있어요. 저는 2차대전 중에 실행됐던 ‘맨해튼 프로젝트’에 아인슈타인이 참여한 걸로 알고 있었어요. 근데 아인슈타인은 루즈벨트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기만 했지, 실제 핵폭탄 개발엔 참여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또 하나는 아인슈타인이 1921년에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게 당연히 상대성이론인줄 알았어요. 근데, 이 책에 보니 ‘광전자법칙’으로 받았다고 나와있더군요.

흔히들 ‘상대성이론’ 하면 ‘어려운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요, 이 책을 통해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길 바랍니다. 장담하건대, 읽다 보면 재미도 있고, 비과학도들이 좋아할 만한 인문학적 요소가 무척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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